[기행레터]53호 레터 - 도르마무 기후교육을 폐지하러 왔다 (20230623)

메시지 아카이브에는 청소년기후행동의 당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잘 드러난 기행레터를 모았습니다. 기후위기와 함께 익숙하게 다루어지는 ‘기후 교육’에 대한 청소년기후행동의 관점이 담겨있습니다. 

*53호 레터 전문 보기: https://gihang.stibee.com/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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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사랑하세요. 기후위기가 해결됩니다


모든 이야기를 할 때 늘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권력이란 책임을 전제로 한 힘입니다. 그런데 세상의 권력과 책임은 분리되기만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배우는 것은 논리와 도덕은 허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입니다. 논리와 상식을 배우지만 논리와 상식으로 돌아가지 않는 사회보다 모순적인 것이 있을까요.


대부분 문제는 사람이 자신의 자리에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서 발생합니다. 정치인이 정치인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교육이, 교육자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책임이란 건 거창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 이외에 사람들은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의 역할은 뭘까요. 교육은 제 입맛대로 단 것만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세상이 경쟁 사회고 논리와 상식만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해도 그 사실에 순응하도록 교육해서는 안 됩니다. 양극화의 수혜자가 되어야 성공이라고 말하는 사회지만 교육만큼은 양극화를 멈춰야 한다고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생태전환중장기교육은 완벽한 해법이 아닙니다. 실상 교육으로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정책대로라면, 지금 인간의 노력대로라면, 기후위기는 더욱 최악으로 치닫게 됩니다. 그럼에도 기후위기에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기후위기시대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상임에도 살아가야 합니다.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사회 안전망이 존재하지 않아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기후위기 교육이 필요합니다. 


일각에서는 생태전환교육에 명시된 ‘부정적인’ 재생에너지 대신 ‘긍정적인’ 신기술(이를테면 수소연료전지, 탄소포집기술 등)을 가르쳐 한국이 기후 대응을 잘하고 있는 것처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술홍보를 통해 ‘어린’ 학생들의 자부심과 애국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소년의 애국심으로 기후위기가 해결된다면, 현세대는 매국노이기 때문이기에 기후위기가 온 걸까요? 청소년에게 사실과 다른 왜곡된 지식을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기후위기 교육의 목적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파악과 재난 시대 적응입니다.


교육만으로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기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중요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안전하고 평범한 일상을 빼앗은 우리 세대의 마지막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재난이 최대한 오지 않도록, 상황이 더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재난이 오더라도 잘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만드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청소년과 다음 세대는 이를 기다리는 수동적 존재가 아닌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결정은 정답이 아닙니다. 기후위기 교육에서도 완벽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청소년 스스로가 교육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 교육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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