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레터]41호 레터 - 오히려 좋아 (20220624)

메시지 아카이브에는 청소년기후행동의 당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잘 드러난 기행레터를 모았습니다. 이 글은 2022년 6월, 한전 적자로 인한 에너지 민영화 이슈가 떠오를 때 작성한 레터의 글입니다. 기행레터에서는 유실된 관점을 다루는 코너가 있습니다. 이 레터에서는 청소년기후행동이 생각하는 기후위기의 당사자에 대한 글을 다뤘습니다.

*41호 레터 전문 보기: https://gihang.stibee.com/p/41

f31372acc91bf.jpeg


적자? 오히려 좋아😘

최근 에너지 민영화 이슈가 떠오르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영화를 주장하는 분야에서는 보통 적자가 얼마라고 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사실 잘 생각해 보면 국가가 가지고 있는 사업의 분야에서 적자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조금 이상한 일인데 말입니다. 간단하게 복지는 국가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우리가 세금을 내고 그걸 복지로 돌려받는 것이죠. 일상에서 누리는 공적 서비스가 전부 복지라는 것입니다.


복지 차원에서 보면 예산이 얼마나 투입됐는지가 중요합니다. 투자한 예산의 금액에 따라 중요도와 혜택의 범위가 결정되니 투자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누리는 혜택이 커진다는 의미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수익성을 따집니다.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적자라는 게 결국은 우리의 세금을 얼마나 우리에게 사용했느냐를 나타내는 척도인데 그걸 다시 거두어들이지 못해서 문제라는 겁니다.


화석연료나 원전을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정부의 지원으로 그 가격을 조정해 왔습니다. 에너지 산업은 국가 산업이고 우리는 복지의 혜택으로 일정한 값의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만 효율과 적자를 따집니다. 화석연료나 원전이 효율이 높고 싸다고 할 수 있는 건 국가 지원을 통해 시장경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이는 중요한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민간의 거래가 가능한 부분 민영화이고 그에 따른 시장경쟁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효율도 따져야 하고 적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에너지 산업에서 재생에너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중요도 만큼의 투자와 공공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수익성이 없다고 따지는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은 당연히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 요금 인상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많지만,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기 요금 인상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존재합니다. 그 밖에도 여러 이유로 전기 요금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는 국가가 그 값을 싸게 유지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는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재생에너지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경쟁력이 생기게 하는 방법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나타난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생각해 보면 민영화를 통해 얻는 장점으로 가격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 서비스 품질의 향상 등이 제시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격은 상승합니다. 복지보다 수익 사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돈이 있다면 더 나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겠지만 적어도 모두가 양질의 서비스를 누린다는 건 불가능한 것이죠.


일반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나 민영화는 둘 다 부담스러운데,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많은 희생을 감당해야 한다고 합니다. 동의하기는 하지만, 어느 쪽이든 당장 개인의 부담에 대해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시장 논리에 따른 해법보다는 시장주의에서 벗어나 필수적인 요소를 국가가 책임져줘야 합니다.


기후위기 당사자 , 그게 바로 접니다🖐

청기행은 기후위기 당사자를 피해의 대상으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많은 피해를 받을 사람들의 목소리,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게 목소리를 낼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당사자라는 게 단지 피해의 유무로만 결정된다면 피해가 일어나기 전까지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피해가 일어나서 당사자가 된다고 해도 논의는 그에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산불이 났다면 산불 피해, 가뭄이 왔다면 가뭄피해. 논의가 축소됩니다. 그러면 그전까지는 누가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요?

어떠한 자격 조건으로서 당사자라는 게 정의되기 시작하면 보편적으로 기후위기를 겪을 사람은 발언권조차 얻지 못합니다. 결국 문제는 또다시 선택받은 극소수의 정치인과 권력자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문제가 공론화되지 못하고 피해의 대상으로 정책에서 단지 구제의 대상으로만 존재하게 되면 우리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1.5도가 상승하기 이전에 미리 대비하고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에는 자격 조건이 붙어서는 안 됩니다. 순서가 다를 뿐이지 보편적인 우리 모두가 겪을 위기입니다. 지금 당장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기후위기 당사자는 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지 피해를 본 이들이나 잠재적 피해자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 의식했으면 합니다.

 

기행레터 구독하기

〈기행레터〉는 청소년기후행동이 제공하는 뉴스레터 서비스입니다.
청기행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만들어가는 변화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구독해 주세요!

이전 기행레터가 궁금하다면?  👉 https://gihang.stibee.com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후원,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