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헌법소원]골드만 환경상 수상 스피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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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김보림입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한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활동하는 당사자 단체입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기후위기를 마주한 사람들이 스스로 위기를 정의하고 그 목소리를 통해 실제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보통 기후위기의 당사자라고 하면 피해자로만 정의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운동에서 당사자란 피해 여부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기후위기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나의 일상에서 내가 마주한 위기를 스스로 정의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을 우리는 모두 기후위기 당사자라고 부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기후위기는 사회의 불평등, 빈곤, 배제의 지점에서 나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피해를 본 뒤에 대책을 세우는 방식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을 할 수도, 해서도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 또 미래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한 진짜 이유는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위기를 드러내고 지금 당장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운동은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전까지 우리는 전문가나 정치인(권력자)이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그들이 정한 ‘피해자’라는 틀 안에서만 존재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우리 운동의 시작점입니다.


우리에게 운동이란 사람들이 자기가 마주한 위기를 스스로 정의하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보를 제공하고 발화할 수 있는 자리를 캠페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때로는 운동에 함께해 달라 설득하기도 하고 직접 말하는 것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말할 수 있는 도구(정보나 글, 가이드,캠페인- 말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목소리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청소년기후행동이 지금까지 해 온 운동입니다.


기후 헌법소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헌법소원을 청구하며 우리는 가장 먼저 사람들에게 이 소송의 필요성에 대해 설득했습니다. 


사법적 영역의 기후행동을 통해 우리가 만들고자 한 변화는 기후위기를 권리의 문제로 다루고 우리 모두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기후 대응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만의 소송이 아니라 함께하는 모든 사람의 소송이 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캠페인을 끊임없이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목소리를 헌법재판소로 보내며 사람들과 헌법소원을 연결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소수의 집단이 만든 결과물과 모든 사람이 참여해 만든 결과물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헌법소원은 특히나 더 그렇습니다. 우리만의 소송이었다면 헌법소원은 지금의 결과에 다다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권리 보호 대상이 아니라 권리 보유자로서 동등한 주체로서 함께했기에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 정의했기에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킬 기후정책(헌법불합치결정)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큰 진전이 생겨났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20년 간의 장기적인 기후대응을 새롭게 설계해야 합니다. 이에 국회는 개선 입법을 위해 공론화를 진행했고 한국 사회는 미래로 감축을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정치가 ‘불가능’을 말하며 시간을 끌 때, 시민들은 당장 지금부터 노력을 앞당겨 우리의 삶과 사회가 회복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안전의 가능성’을 선택했습니다.


기후위기 속 안전할 권리를 가진 당사자들이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한 결과가 우리가 만든 운동이자 헌법소원의 진짜 성과입니다.


변화는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같은 문제를 보고, 같은 방향을 선택할 때 가능해집니다. 변화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과정의 축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운동을 만들어가는 모든 사람과 이 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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