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아카이브에는 청소년기후행동의 당시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잘 드러난 기행레터를 모았습니다. 2023년 여름,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인 재난에 대한 관점을 담은 글을 발행했습니다.
*60호 레터 전문 보기: https://gihang.stibee.com/p/62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북상했습니다. 내륙에 전해지는 태풍의 상황으로 시끄러운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수도권의 목요일 아침은 비바람으로 기온이 내려간 것만 빼면 고요했습니다. 울리는 재난문자와 재난 안내 방송에서는 곧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니 대비를 단단히 하라는 지시가 들려왔습니다. 화분도 들여놓고 창문도 점검하고 나갈 일이 없으니 집에 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 어떻게 조심하면 되는 거지?’
대비를 단단히 하고 조심하라고는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벌써 태풍의 영향으로 간판이 날아가고 나무가 부러지고 차가 물에 잠겼습니다. 산에 접근하지 말라고 하는데 집이 산에 있으면 어디로 가나요? 집을 두고 대피하면 그 이후에는 귀가할 수 있을까요?
극심한 자연재해 앞에서 정부는 자연의 탓으로 책임을 회피하며 사회는 위기대응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폭우와 폭염 다음에 맞이하는 태풍 앞에서 조심하라, 대비하라 이 말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안전하게 미리 대피하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앞으로 이런 재난은 매년 지속될 거고 개인의 대피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해지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역량으로 살아남는 것은 가능할지라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한 번 물에 잠긴 곳은 얼마든지 다시 물에 잠길 수 있습니다.
장마 이후 수해 복구가 제대로 완료되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지속되는 폭염에 수해 복구 현장을 비롯한 수많은 곳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며 사망하는 사건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괜찮아진 것 없는 와중에 맞이하는 태풍은 대비한다고 해서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재난에서 가장 많이 사고를 당하는 건 노인층을 포함한 취약 계층입니다. 대피 방송을 들어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 한 사람도 있습니다. 재난에서 안전해야 하는 건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어야 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중첩될수록 사회의 위기대응능력은 떨어집니다.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건 회복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곧 사회 붕괴로 이어집니다.
올여름 이미 지구는 1.5도를 넘겼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확실히 지금 사회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들어서고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집니다. 개인이 대비하고 조심하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그게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위급한 순간 살아남는 것은 스스로의 힘일지라도 일상으로 복귀하는 건 사회의 역할일 테니까요.
* 이번 7월이 역사상 최고기온을 찍으면서, 결국 처음으로 1.5도를 터치한 거 같다.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카스텐 하우스타인 박사는 2023년 7월은 화석 연료가 널리 사용되기 전의 7월 평균 기온보다 1.3℃~1.7℃ 높으리라 예측했다. 최선의 추측은 약 1.5C다.
메시지 아카이브에는 청소년기후행동의 당시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잘 드러난 기행레터를 모았습니다. 2023년 여름,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인 재난에 대한 관점을 담은 글을 발행했습니다.
*60호 레터 전문 보기: https://gihang.stibee.com/p/62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북상했습니다. 내륙에 전해지는 태풍의 상황으로 시끄러운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수도권의 목요일 아침은 비바람으로 기온이 내려간 것만 빼면 고요했습니다. 울리는 재난문자와 재난 안내 방송에서는 곧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니 대비를 단단히 하라는 지시가 들려왔습니다. 화분도 들여놓고 창문도 점검하고 나갈 일이 없으니 집에 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 어떻게 조심하면 되는 거지?’
대비를 단단히 하고 조심하라고는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벌써 태풍의 영향으로 간판이 날아가고 나무가 부러지고 차가 물에 잠겼습니다. 산에 접근하지 말라고 하는데 집이 산에 있으면 어디로 가나요? 집을 두고 대피하면 그 이후에는 귀가할 수 있을까요?
극심한 자연재해 앞에서 정부는 자연의 탓으로 책임을 회피하며 사회는 위기대응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폭우와 폭염 다음에 맞이하는 태풍 앞에서 조심하라, 대비하라 이 말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안전하게 미리 대피하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앞으로 이런 재난은 매년 지속될 거고 개인의 대피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해지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역량으로 살아남는 것은 가능할지라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한 번 물에 잠긴 곳은 얼마든지 다시 물에 잠길 수 있습니다.
장마 이후 수해 복구가 제대로 완료되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지속되는 폭염에 수해 복구 현장을 비롯한 수많은 곳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며 사망하는 사건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괜찮아진 것 없는 와중에 맞이하는 태풍은 대비한다고 해서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재난에서 가장 많이 사고를 당하는 건 노인층을 포함한 취약 계층입니다. 대피 방송을 들어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 한 사람도 있습니다. 재난에서 안전해야 하는 건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어야 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중첩될수록 사회의 위기대응능력은 떨어집니다.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건 회복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곧 사회 붕괴로 이어집니다.
올여름 이미 지구는 1.5도를 넘겼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확실히 지금 사회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들어서고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집니다. 개인이 대비하고 조심하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그게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위급한 순간 살아남는 것은 스스로의 힘일지라도 일상으로 복귀하는 건 사회의 역할일 테니까요.
* 이번 7월이 역사상 최고기온을 찍으면서, 결국 처음으로 1.5도를 터치한 거 같다.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카스텐 하우스타인 박사는 2023년 7월은 화석 연료가 널리 사용되기 전의 7월 평균 기온보다 1.3℃~1.7℃ 높으리라 예측했다. 최선의 추측은 약 1.5C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