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반도체 특별법 국회 토론회 토론문 (20250213)

2025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가 확대되며, 기업의 이익을 위해 공공재를 끌어쓰는 계획이 반복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이에 청기행은 당시 국회 토론회에서 반도체 특별법의 공공 사유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토론문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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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전문] 

공공을 사유화하는, 위험한 반도체 특별법


청소년기후행동은 기후위기 위험 수준을 줄이기 위한 변화를 만드는 단체입니다. 존재하는 위기 속에서 누구도 타자화되지 않고 안전할 수 있도록 공공성과 사회안전망이 보장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한 지원만을 담고 있는 법이 아닙니다. 이 법은 반도체클러스터에 필요한 자원을 기업이 사적으로 소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서 도와주는 법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자원으로 향상된 산업의 생산성은 특정 기업의 이익만을 높여줄 뿐입니다. 기업의 이익은 사회에 분배되지 않습니다. 법이 중요한 이유는 구속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법이 제정된다는 것은 단순히 이런 지원을 하겠다고 ‘말’로 약속하는 것, 또는 그런 정책을 실행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러한 법이 단지, 어떤 한 기업의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만으로 제정된다는 것은 정치권력과 자본 권력이 결부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이 법은 반도체 클러스터가 새로운 정치적 역동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하여 국가의 전력과 전력망, 용수 등의 공공재 자원을 모두 클러스터를 위해 동원해 주겠다는 법입니다. 기업이 공공을 사유화할 수 있도록 모든 인프라를 끌어올 수 있게 국가가 판을 깔아준다는 것입니다.


전환이 시급한 시점에서 연소 에너지원인 화석연료와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반도체클러스터를 위해 끌어오고 또 늘리겠다 합니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해 국가 전력망을 만들고, 한국전력(이하 한전)의 적자로 자금이 부족하니 민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등장시킵니다. 필수재인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심지어 가뭄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루 80만 톤 이상의 물을 클러스터에 쓰기 위해 용수를 끌어오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공재를 끌어다쓰는 계획을 논의하면서, 실제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모든 절차를 최대한 줄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물을 끌어다 쓰는 것은 인근 지역에 단수의 위험이 생긴다는 ‘가능성’의 문제를 넘어섭니다. 공공의 자원인 물을 기업의 사익 추구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내줄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공공의 자원을 끌어다 쓰는 것을 허용하는 주체가 겉으로는 공공을 대변하는, 공공이 선출한 권력이라는 것입니다.


반도체 특별법은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특정 기업의 이익만을 보장하기 위한 법입니다. 부의 분배 없이, 무작정 산업이 위기이니 일단 지원하는 것은 더 많은 불평등을 야기할 뿐입니다. 이 법으로 추진될 반도체 클러스터의 재정 성과에 대한 믿음은 공공을 사유화하고, 필수재 접근성에 위협을 가하며, 우리 사회가 마주한 위기에 대한 회복과 대응 역량을 떨어뜨립니다.


늘어가는 재난과 복합적인 불평등 속에서 국가가 대전환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점에, 국가의 모든 인프라를 반도체클러스터를 위해 재편성하는 듯한 이 시도는 우리의 삶을 더 위협할 것입니다. 


이제 시스템의 효율과 합리성을 위해 근로기준법의 예외를 두겠다고 말합니다. 반도체특별법 논의에서 여전히 노동자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생산력을 늘리기 위한 도구로서, 단지 부품으로 이용됩니다. 사회가 합의한 최소한의 선을 무시한 채 끊임없이 위계가 재생산되고 불평등이 늘어갑니다.


반도체 특별법과 반도체클러스터가 보여주는 문제의 모두 맥락은 비슷합니다. 사람을 소외시키는 근본적인 문제가 다른 모습과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더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노동자를, 지역을, 필수재를 이익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종속시키는 것을 공공의 권력이 허용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를, 위기에 대응하는 전환을, 고민하지 않고 소수의 사적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용인하며 마치 공공에 유용하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많은 위기를 불러오는 반도체특별법과 반도체 클러스터에 관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물과 전력을 끌어다 쓰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만이 반도체 클러스터의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 반도체 클러스터를 왜, 무엇을 위해서 추진하게 되었느냐가 더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공공의 자원이 막대하게 투입되는 만큼, ‘우리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가?’ 라는 질문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공동체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세금, 물, 전력을 기업의 사익추구에 지원하기로 한 결정은 누가 내렸으며, 그 결정은 누구에게 이익을 안겨주는가를 따져야 합니다. 공공의 것을 이용하려면, 공공이 결정하여, 공공에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모두 비어 있습니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 법으로 인한 선례는 다른 산업과 분야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고강도 노동도 가능하게 됩니다. 산업의 위기라면 공공 자원의 사유화도 가능합니다. 한 번 예외는 수많은 예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반도체특별법으로 우리에게 놓인 것은 위험뿐입니다. 기후위기와 사회의 복합적 위험 속에서 안전할 거라는 전망도, 삶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도 어렵습니다. 반도체특별법에 기대고 있는 정치적 역동이나 경제적 이익 모두, 지금의 환상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반도체특별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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