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자료][2023-03-13]“기후소송 3년, 이제는 판결의 시간" 보도자료

2023-03-13


[보도자료 2023-03-13]

“기후소송 3년, 이제는 판결의 시간”


  • 국내외 법조인 215명, ‘청소년 기후소송’ 지지 선언

  • 정부 대상 기후소송은 전 세계적 흐름, 지난 5년간 네덜란드,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등에서 정부의 기후대응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 나와 


국내 첫 기후 관련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청소년들과 변호인단은 헌법소원 제기 만 3년을 맞아 기후 대응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헌법재판소의 빠른 판결을 촉구했다. 이들의 뜻에 동참한 국내외 200인 이상의 법조인들의 지지 서명도 헌법재판소에 전달됐다. 기후 헌법소원에 대한 법조인들의 지지 표명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청소년기후행동과 법률 대리인들은 13일(월) 서울시 종로구 포레스트 구구에서 ‘기후 헌법소원 청구 3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제는 위기가 아닌 판결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경과 및 남은 과제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뒤, 헌법재판소로 이동해 간단한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이들은 현재 기후 위기 관련 정부와 의회의 대응이 미흡한 수준에 머무는 만큼,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전향적인 판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송 청구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데서 올해로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오민서 활동가(춘천시, 만 17세)는 당일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문제를 알게 됐을 땐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었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후소송에도 참여했다. 그런데 지난 3년간 역대급 폭우에 사람이 죽고 최악의 가뭄으로 소양강 댐이 말라가는 걸 보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두려움은 더 실체화됐는데 정치나 법이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지 않아 3년간 마음속에 무력감이 계속 쌓였다"고 했다. 

김서경 활동가(서울시, 만 21세)는 “3년 전 기후소송을 처음 제기했을 당시엔 청소년이었던 우리가 이젠 성인이 됐다. 성인이 됐다고 해도 개인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반 다르지 않더라.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는 모습이 더 불안하다. 정부는 의지가 없어  보이고 매달릴 곳은 헌법재판소만 남은 느낌이다. 아직 할 수 있는 게 남아있을 때 헌법재판소에서 역할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발언했다.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19명의 청구인은 지난 2020년 3월 13일, 헌법재판소에 법과 시행령에서 규정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기후변화로부터 청구인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보호하기에 크게 부족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국내 첫 기후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3년간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해 제기된 기후소송은 총 4건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3년간 헌법재판소에서는 어떠한 답변도 없었으며, 청소년기후행동 변호인단에서 신청한 공개변론에 관해서도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 사이 정부와 국회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하고 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새로운 기후 정책들을 내놓았으나,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보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변호인단의 윤세종 플랜1.5 변호사는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황에서도 정부와 의회의 대응이 미진하다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헌법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청구인들은 헌법재판소가 정부나 국회 대신 법과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게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것이고, 이것이 헌법재판소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자 역할”이라고 했다. 

변호인단의 이병주 디라이트 대표변호사는 “정치적 기관인 국회나 정부는 선거로 인해 오히려 기후 문제를 다루기 어려울 수 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정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는 오히려 사법이 국민과 청소년을 살리는 결정을 할 수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뒤 벌써 3년 가까이 그 결정이 지연됐지만, 지난 2~3년간 기후소송 관련해 여러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만큼 소송 결과에 대해 더 낙관적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실제로 정부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후 소송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런던 정경대 그래덤 기후변화와 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지난 8년간 전 세계적으로 제기된 기후변화 관련 소송은 1200건에 달하며, 총 44개국에서 기후소송이 진행 중이다.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기후 소송 경우에도 지난 5년간 각국에서 유의미한 판결들이 이어졌다. 네덜란드의 우르헨다 소송을 시작으로,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콜롬비아, 네팔 등에서도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사법부 판결이 나왔다. 

전 세계 기후 소송을 연결, 지원하는 네덜란드 기반 기후소송 비영리단체 ‘기후소송네트워크(Climate Litigation Network)’ 공동 대표인 루시 맥스웰 변호사는 당일 영상으로 보낸 지지 발언에서 “한국의 청소년기후소송은 동아시아에서 제기된 첫 소송으로, 다른 나라의 지역사회는 물론 법원들까지도 한국의 헌법재판소에서 기후 위기와 관련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판단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주 변호사는 “지난 2021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서 독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규정을 위헌 판결한 것은 역사적인 ‘사법적 기후선언'과도 같다. 사법기관이 국회와 정부 뒤에 숨지 않고 기후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냈다는 게 가장 큰 의의”라며 “전 세계에 독립기관으로 있는 50여 곳 헌법재판소 중, 독일과 한국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양대 산맥으로 꼽히고 특히 아시아에서 한국 헌법재판소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한국에서도 헌법재판소가 아시아 최초로 미래세대 손을 들어주는 기념비적인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국내외 총 215명의 법조인은 청소년들의 기후 소송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표명하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는 데 동참했다. 지난 3월 2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진행된 지지 서명에 국내 법조인 총 184명, 국외 법조인 31명이 참여했고, 이들의 서명은 당일 기자회견  이후 헌법재판소에 전달됐다.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이자 국제인권법 분야 전문가인 백범석 경희대 교수, 한국 환경법회장인 소병천 아주대 로스쿨 교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 등이 지지 서명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에서는 독일 연방법원에서의 기후소송 ‘위헌' 판결을 끌어낸 독일 환경 전문변호사 로다 베하이옌(Roda Verheyen)를 비롯해 프랑스, 영국, 미국, 네덜란드, 체코, 네팔 등의 법조인들도 지지 서명에 참여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3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대통령)에 ‘기후 위기로부터 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 표명한 바 있다. 인권위는 의견 표명서에서 “정부는 기후 위기 상황에서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호·증진하는 것을 국가의 기본 의무로 인식해야 한다”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설정하고, 2030년 이후 감축목표도 설정하여 미래세대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감축 의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기후소송에서의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의견을 표명했다. 


윤세종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상징적인 소송이 아니라 ‘이길 수 있고, 이겨야 하는 소송’”이라며 “기후 소송의 본질은 양심적 병역거부나 낙태죄 위헌과 같이 헌법재판소가 판단해 온 수많은 기본권과 관련된 쟁점들과 다르지 않다. 기후변화의 위험을 알면서도 부담을 줄이려 대응을 미룰 경우 그 부담은 미래세대에 전가된다. 사회적 발언권이 제한적인 미래세대는 그 기본권을 침해당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해결할 기회가 없다는 측면에서도 헌재의 조속한 판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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